<1일>
멕시코시티 독립기념탑 로터리에서 오전 7시 주니 가이드님과 미팅. 출발!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 유적지로 향하는 1시간 동안 멕시코시티 외곽의 확대 개발 과정에 대한 서글픈 이야기들, 우리가 찾아가는 유적지가 죽은 유적지라면 이곳은 지금 살아 움직이는 문화생활 유적지였다.
4~7세기 테오티우아칸에는 인신공양이 있었고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로 가는 길은 2차선 도로폭 정도로 아주 넓었다. 이어폰으로 주니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망자의 길', 정확히는 '죽으러 가는 자의 길'
나는 이어폰을 하나만 끼고 나머지 귀는 이 길을 끌려갔던 공물들의 소리를 들으려 하였다.
죽음의 길로 가는 장면으로는 모래시계의 최민수 배우의 "나 떨고 있니?"
서대문 형무소에서는 50m 정도만 걸어가는데, 이 길은 참 멀고 길다. 그만큼 더 두려웠을 터.
심장을 바쳐 내세 운운하는 것은 종교를 빙자한 사기일테고. 권력자는 이런 사기로 겁주며 지배한다. 지금도, 늘.
이러한 상념을 깨주는 컬러풀한 소품을 나눠준다.
판쵸와 밀짚모자 솜브레. 태양의 신전을 배경으로 이 곳의 분위기를 담는 소도구로는 최고다!
달의 신전으로 가는 길에 물이 고여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 그렇다면 20만 도시였을 거라는 점은 확실히 이해 가능.
테오티우아칸 박물관 모형도를 보니 주니 가이드님 설명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특별한 메뉴로 점심을 먹고, 이 동네 주민만으로 유지될까 싶은 이마트 같은 상점을 들러 데낄라와 메스칼을 구입.
과일 가게에도 방문해서 시식도 하고 함께 과일을 골랐다. 시장 구경은 어디에서나 늘 재미있다.
똘란똥고 천연 석회온천 도착.
폭포의 색은 볼수록 밀키스 색이고, 물길에 몸을 맡기니 물 마사지가 기가 막힌다. 영화 장면 속 CG를 뚫고 들어가 모두 하나가 된 느낌이다.
야간 개천변에서 캠프파이어.
아까 장봐온 것들을 먹고 마시며 여기 이곳은 똘란똥고의 밤.
<2일>
아침에 일어나 계단식 온천탕에 몸을 담그니 나가기가 싫다. 한가로이 각자 한 탕씩 차지해본다.
점심식사로 온 식당. 직접 반죽해서 철판에 막 구워내주는 또띠야가 인상적이다.
세 종류의 백반 음식과 멕시코 선인장으로 만든 전통주 뿔께. 한국의 주막집에서 볼 법한 모주 비슷한데, 그 자체로도, 땅콩이나 과일을 갈아 만든 버전도 모두 내 입맛에 잘 맞는다.
과나후아토의 호텔은 테라스에 나서면 눈 앞에 성당이 쏙 들어와 안긴다. 세상에. 성당과 호텔 방이 이렇게 친분을 유지하는 데는 없다.
뚜이요 투어와 주니 가이드님의 탁월한 초이스!!!
야간 투어하며 푸니쿨라로 정상에서 도시 전체를 일별하고. 하늘의 별이 산등성이 마을로 이어져 반짝인다.
우람한 광부가 석판을 매고 내려다 본다. 그 이름 삐삘라. 멕시코 독립에 물꼬를 튼 인물. 내력은 내일 박물관에서 확인해 볼 참이다.
<3일>
미술관, 박물관, 대학교, 빵집.. 도보로 구석구석 살핀다. 작은 도시이지만 젊은 대학생들이 많아서 북적거리는게 지정된 관광단지 같은 느낌이 아니라서 좋았다.
이 도시는 멕시코스럽다? 혹은 스페인스럽다? 유럽 도시를 방문한 느낌.
떠나기 전 방문한 전통시장.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전통 시장. 2층으로 올라가 내려가 보는 이 시장은 분명히 멕시코스럽다!
멕시코시티로 돌아오는 길고 멀다.
차량 정체를 뚫고 멕시코시티에 들어올 무렵은 어두운 저녁.
그 와중에도 주니 가이드님은 이 도시의 명품 거리, 명품 건물 등을 설명하며 시내 관광을 시켜준다. 화려한 불빛의 거리에 낮에는 몰랐던 상류층. 그들만의 화려함으로 눈을 호강시켜준다.
마지막까지 전통시장에서 샀던 과일들을 나눠주며 든든한 우리 주니 가이드님. 함께 여행한 두 팀 가족분들과도 훈훈한 작별인사를 마친다.